그럴 수 없어요. 그도 그걸 바라지 않아요. 부인이 우리 관계를 알았어요. 현장을 들켰어요. 난 머리채를 잡혀 길거리로 끌려나왔어요. 사람들이 재미있게 구경하더군요.쇼크를 먹은 거니까 장기간 치료는 필요 없을 겁니다. 경과를 두고 봐야 알겠지만 그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겁니다. 우선 먹지를 않아 몸이 쇠약해져 있으니까 몸을 건강히 하고 정신을 안정시키는 것이 급선무입니다.죽음을 앞에 둔 사내는 목숨을 건져 보려고 발버둥쳤지만 소용없는 짓이었다.오월의 질문은 더욱 날카로워지고 있었다.그 말에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형사는 곁눈질로 여인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그녀는 운전대를 놓고 숨을 몰아쉬었다.쑥스럽다면서요?그 사람 친구인 구일남이란 사람이 마침 왔기에 연락처를 알아냈어요. 그래서 내가 직접 전화를 걸어봤지. 보고 싶은데 요새 왜 안 오느냐고 했더니 자기도 나를 보고 싶다나. 자기를 위해서 데이트 약속을 한 거라고.물론.경찰입니다. 질문 좀 해도 될까요?그 여자를 오월 씨로 봤단 말이지?그렇게 사랑한다면 그 남자를 뺏으면 될 거 아니야?그럴 수가 없으니까 전화국까지 온 겁니다. 걸 수 있으면야 벌써 걸었지요.네, 어디까지나 추측입니다만 가능성이 있습니다. 내일부터는 전화상을 뒤질 생각입니다. 전화상을 통해서 김씨가 전화를 세놓았을 가능성이 크니까.그 집의 대문은 활짝 열려 있었다.잘못한 건 없어. 다만 신고가 늦은 것이 애석해. 즉시 신고해 주었으면 오부인을 만나는 건데.내 말 듣지 않다가 부인은 크게 후회하실 겁니다.문이 벌컥 열리더니 한 남자가 뛰어 들어왔다. 그녀의 오빠였다. 그는 누이를 부둥켜안더니 울음을 터트렸다.한참 그렇게 달리다가 차가 갑자기 오른쪽으로 기울었다. 그와 함께 속력이 뚝 떨어졌다.아, 다름이 아니고 거기서 누굴 만나기로 했는데 위치를 몰라서 그래요.총무과 여직원은 그 사나이의 웅얼거리는 소리를 잘 알아들을 수 없었다.하고 말했다.식사 후 그들은 송도로 나갔다.여자가 다시 가냘픈 목소리로 말했다. 김전무는 눈을 깜박거리다가 비로소 멈칫했
나는 그녀가 우리와는 정반대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있다고 생각해. 우리 눈에 희게 보이는 것이 그녀의 눈에는 검게 보이고 있어. 그래서 그녀는 자기 계획을 실천에 옮길 수가 있는 거야. 나는 경찰이기 때문에 그녀의 행동을 저지해야 한다는 것이 괴로워.월은 망설이다가 마지못하는 체하면서 말했다.아, 아무것도 아닙니다.언제쯤 들어오시나요?종로 쪽이 아직 결재를 해주지 않고 있는데 이번에 가서 받아내. 만일 해주지 않으면 본때를 보여줘.장형사가 오월을 데리고 잔디밭으로 나왔다. 잔디밭 한쪽에는 연못이 있었고 그 주위에는 벤치가 놓여 있었다. 그들은 벤치 쪽으로 걸어가 나란히 앉아 있었다.글쎄요. 한 열댓 장 정도 되는 것 같던데 세어 않아서 잘 모르겠습니다.어떤 증거물인데?그는 시체에서 빼낸 물건들을 모두 꺼내 놓았다.그게 아니야. 오해하지 마. 이건 순전히 비즈니스야. 다른 의도는 없어.사람들이 차례로 검사대로 다가가고 있었다.네네, 알았습니다. 하지만 존함만이라도.그는 안소라의 집 전화번호와 주소를 적기 위해 수첩을 찾았다. 그러나 주머니에는 수첩이 없었다.끝냈습니다.웬일입니까? 이렇게 밤 늦게.호텔을 나온 오월은 먼저 미장원을 찾아갔다. 머리를 짧게 커트한 다음 디스코 스타일로 달달 볶았다. 속눈썹을 길게 붙이고 화장을 짙게 했다. 손톱에 매니큐어까지 바른 다음 미장원을 나왔다.그는 허공에 시선을 던진 채 말했다. 여인은 말이 없었다.그대로 방칠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같은 값이면 직장 전화번호도 가르쳐 주십시오.그 시간에 경사진 해안 도로에는 거의 지나는 차량이 없었다. 비가 내리고 있는데다 안개까지 끼어 시야가 매우 어두웠다. 아가다는 열심히 차를 몰아갔지만 앞서 달려간 차들은 안개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내 이름은 김용범.그것을 보고 월은 당황했다. 그녀는 숨을 한 번 몰아쉰 다음 프런트로 다가갔다.그는 취해 있었다. 형사들과 비슷한 연배로 생김새며 차림새가 거칠어 보였다. 형사들은 그를 상대하지 않았다.그들이 투숙한 호실을 알고 있나요?날이 이미 저물어 있